전체 글 (925)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19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2 즐겨가는 빵집 건너편, 집에서 5분정도 거리에 위치한 건물에 그려지고 있는 벽화. 현재 빌니우스의 우주피스라는 동네가 파리의 몽마르뜨처럼 빌니우스의 예술가의 동네라고 불리워지고 있지만 빌니우스 토박이들의 추억이 깃든 오래된 건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헐리고 있으며 그 자리에 세련되고 럭셔리한 주거공간들이 하나 둘 채워지며 땅값이 오르고 있는데 빌니우스 중앙역에서 구시가지로 들어서는 진입로이자 저렴한 호스텔이 밀집해 있는 이 곳, 이따금 마약 투여용 주사들이 길바닥 한켠으로 쓸려나간 낙엽과 함께 뒹굴고 쓰레기통에서 뒤진 빈병을 유모차 한 가득 싣고 보드카 한병을 사기 위한 돈을 바꾸러 바삐 움직이는 중독자들이 보이는, 커다란 스포츠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과 아무런 말도 유혹의 .. [리투아니아생활] 리투아니아의 결혼식 전통 얼마전 다녀온 친구의 결혼식. 빌니우스에서 가장 오래된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이 열렸고 가까운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피로연이 진행되었다. 빌니우스에서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는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됐다.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5월즈음부터 주말이 되면 빌니우스 구시가지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웨딩 촬영중인 신랑신부들을 만날 수 있다. 햇살이 가득한 구시가지 전체가 웨딩촬영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배경이기도 하고 결혼식이 진행되는 교회도 가까우니 하객들이 피로연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혹은 친한 친구들은 아예 신랑신부들과 함께 구시가지 곳곳을 누비며 촬영이 진행될때도 있다. 리투아니아의 결혼식 풍습에 여러가지 재밌는것이 있지만 이번 결혼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촬영을 끝마치고 돌아오는 신랑 신부를 피로연장에서.. [리투아니아생활] 리투아니아에선 출산 후 어떤 음식을 먹을까. 진통이 시작되면 출산 후 남편과 함께 먹을 도시락을 정성스레 싸야지 항상 생각했었다. 아니 꿈꿨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얼마나 행복할까. 그 밥은 얼마나 맛있을까. 모든게 순조롭게 끝나고 셋이서 함께 먹는 그 밥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 될거야라고 생각하며. 새벽에 진통이 시작되자마자 냉장고에 있던 아스파라거스를 손질해서 리조토를 끓였다.하지만 따끈한 리조토는 산후조리용으로 냉동실로 직행했고 우선은 계획했던 메뉴중 하나인 소세지 야채 볶음을 만들기 시작.하지만 진통은 둘째치고 잠을 자지 못해 너무 졸렸다. 그러다가 오후 4시쯤 병원에 가게 됐는데 결국은 그때까지 쏘야이외에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밥솥에 밥도 있었고 김도 있었고 계란 후라이만 얹어서 가져갔어도 됐을텐데 돌이켜보니 역시 그럴 정.. Italy 08_ 코르토나, 슈퍼 아저씨의 망중한 (Cortona_2010) 근무중인 아저씨에게 망중한이라니. 좁디 좁았지만 없는게 없었던 학교 앞 문방구처럼 작은 펜틴 샴푸부터 줄줄이 매달린 감자칩, 잘게 썰린 싸구려 하몽까지 없는게 없었던 코르토나의 작은 슈퍼. 우리를 포함한 몇몇의 관광객들은 낯선 도시가 내뿜는 영감을 놓치지 않으려 이리 저리 어깨를 부딪히며 주인없는 상점을 두리번 거렸다. 코르토나의 첫 날, 홍차 한 솥을 끓여 보온병에 담고 동네 산책을 나간 우리에게 필요했던것은 차와 함께 먹을 돌돌말린 케잌이나 달짝지근한 크래커 따위. 왜 아무도 계산을 해주지 않는거지 조급해했던것이 미안해질만큼 맛있게 담배를 피우고는 천천히 돌아오던 그 이탈리아인. 내가 발견한 롤케익만큼 그의 끽연도 달달하고 풍성했기를. Italy 07_파르미지아나 디 멜란자네 Parmigiana Di Melanzane 2010년,밀라노행 티켓을 상품으로 받고 부랴부랴 떠나게 된 2주간의 이탈리아 여행. 의 코르토나, 의 피렌체와 그의 두오모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것이 있다면 아마도 비행기에서 내려 생소한 밀라노 시내에서 첫끼로 먹은' 파르미지아나 디 멜란자네' 란 가지요리였다. 에서 틸다 스윈튼이 오르던 밀라노 두오모는 그렇게나 화려했지만 그 장엄함 뒤의 무기력함을 발견해버리면 한없이 초라해졌다. 밀라노의 명품거리는 오히려 희소성을 잃은채 투탕카멘 분장의 거리 예술인에게 사람들의 시선을 몽땅 빼앗긴듯 보였다. 약속이나 한듯 말끔하게 차려입고 베스파를 몰고 다니는 이탈리아인들로 붐비던 밀라노의 점심시간, 넉넉한 체구의 중년의 아저씨가 주문을 받는 테이블 몇개가 고작인 간이 식당에 들어섰다. 식당에 들어서서는 직원과 몇마.. [리투아니아생활] 리투아니아에서 산후조리하기 아이를 갖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임신 과정이나 아이 상태에 관한것이라기 보단 의외로 산후조리에 관련된것이었다. 아이를 낳으러 한국에 들어올것인지 리투아니아에 한국과 같은 산후조리원 문화가 있는지 산후조리는 누가 어떻게 해줄것인지에 관한것들이었는데.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리투아니아에는 특별한 산후조리 문화는 없다. 대다수가 이용하는 한국의 산후조리원도 이곳에선 일반적이지 않다. 요양원같은 시설은 있을 수 있지만 오로지 산후조리만을 위한 산모를 위한 전문적인 기관은 없다고 보면 된다. 산모와 신생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병원에선 보통 출산 후 3일 후 퇴원을 시킨다. 그리고 배우자에게는 한달간의 출산휴가가 주어지고 아마도 그 기간동안 집에서 자연스럽게 산후조리가 이루어지지 않나 싶다. 주변의 아이를 낳.. Vilnius 18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한 그루의 나무가 오염된 도시에 환경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시민들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글을 언젠가 읽은적이 있다. 달궈진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에 물을 주는 나무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다시 말해 무엇하리. 매번 거리를 거닐면서 느끼는것, 나무 이상으로 내 안구와 정신을 정화시키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건물들과 조각들이다. 굳이 멋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엇, 항상 그 자리에서 그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무엇들에서 느껴지는 일상성과 안정감이면 충분하다. 적절한 장소에 배치된 동상이나 조각 하나는 나무 열 그루에 비등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건축물 혹은 꽃이 드리워진 망가진 발코니를 가진 구시가지의 .. London 2_Soho, Brewer street 얼마전 폴 레이먼드의 전기 영화 를 보고 런던 여행때 반나절 동안 어슬렁거렸던 소호가 떠올랐다. 여행 당시에는 그저 포르노 잡지를 취급하는 서점들과 스트립 클럽 몇개가 들어선 뭐랄까 그냥 그 특유의 영혼도 자존감도 없는 시든 야채 같은 장소라는 인상을 받았다. 런던시가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만큼 이 소호라는 구역 자체를 귀하게 여기지도 자부하지도 않는것 같았다. 낮이라 그런지 몹시 한산했던 그 거리를 뚫고 중고 음반 가게를 발견해서는 영화 의 사운드트랙과 오아시스의 콘서트 디비디를 샀더랬다. 그래서 나에게 소호는 오히려 그 가게 지하 깊숙한곳에서 스믈스믈 흘러나오던 오래된 먼지 냄새를 떠올리게 한다. 런던 최초의 스트립 클럽을 열고 최초의 포르노 잡지를 발간하며 부를 축적해 소호 구역에 수십개의 상점을 지닌.. 이전 1 ··· 94 95 96 97 98 99 100 ··· 1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