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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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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apest 03_부다페스트행 야간열차 우크라이나를 떠나 부다페스트를 향하는 기차 안. 야간열차였고 승객이 없어서 침대칸을 혼자서 썼다. 오래전에 이 여행을 계획했을 때에는 뻬쩨르부르그의 비텝스키 역에서 출발하는 40시간이 넘게 걸리는 부다페스트행 기차를 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왠지 그 두 도시를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뻬쩨르에서 헬싱키로 올라가 이곳저곳을 거쳐서 거의 3주가 지나서야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마 이 기차는 뻬쩨르에서 출발하는 동일한 기차였을지도 모르겠다. 15년이 지나고 나니 그 기차여행에서 생각나는 것은 새벽에 잠에 깨서 표검사를 받던 순간의 몽롱한 느낌뿐이다. 그리고 아마 아침에 일어나서 도착 무렵에 이 사진을 찍었을 거다.
Budapest 02_에스테르곰의 성당 Esztergom_2006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반나절 여행으로 다녀왔던 또 다른 도시. 에스테르곰 (Esztergom). 내가 이 도시를 굳이 가려했던 이유는 아마도 단지 명백히 그의 이름 때문이었다. 영화 천국보다 낯선의 여주인공 에바가 부다페스트에서 뉴욕으로 날아온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내가 헝가리에 그리고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어했던 것처럼. 심지어 아마존에서 헝가리어 교재까지 주문해서는 Jo napot kivanok (아침인사) 을 외치며 행복에 젖었던 시간들. 헝가리 이민자로서 뉴욕에 살고 있는 사촌오빠의 집에 느닷없이 찾아와서 정작 그는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 헝가리어를 눈치없이 내뱉는 에바와 동네 스넥바에서 일하면서 저녁이면 중국 영화를 보러가던 에바는 어린 나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겼다..
Budapest 01_센텐드레의 체스 상자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반나절 여행으로 다녀온 센텐드레 (Szentendre). 옛 사진을 들추어보면 조금 생각이 날까 사실 잘 기억이 안난다. 볕이 뜨거워서 그 날 특별히 꺼내 썼던 모자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잃어버렸다는 것이 항상 첫번째로 떠오르고 그러다보면 주황색 지붕 가득히 쏟아지던 그날의 햇살과 마을까지 올라가면서 연거푸 들이키던 음료수들이 차례대로 생각난다. 유서 깊은 중세 마을이었겠지만 의상실에서 부랴부랴 민속 의상을 챙겨 입은 듯한 사람들이 호객에 열중하는 급조된 테마 파크 같았던 곳. 기념품 가게의 집요한 아우라의 휩싸여 체스를 둘줄도 몰랐던 그때 함께 데리고 온 것. 반대편에는 이름을 새겨주겠다고 했고 이쪽에는 으례 센텐드레라고 새겨주겠지 했는데 결과적으로 부다페스트로 기억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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