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를 한 달 남짓 남겨놓은 5월의 중순. 난방이 꺼지고도 한 달이 지났지만 요즘 날씨는 여름은 커녕 봄조차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이토록 느리게 찾아오는 봄은 익숙하지만 밤기온이 0도에서 맴도는 5월은 조금 낯설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5월의 눈과 우박이 마치 겨울 난방 시작 직전의 10월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빌니우스의 4월이 잔인했다면 그 이유는 죽은 땅에서 조차 라일락을 피워내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그 자신도 봉쇄의 대상일 뿐이었다는 듯이 5월이 되어서야 느릿느릿 피어나는 라일락. 피어나자마자 떠올려야 하는 것은 또 어쩌면 라일락 엔딩. (https://ashland11.com/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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