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떠나 부다페스트를 향하는 기차 안. 아마 부다페스트에 도착할 무렵 아침에 일어나서 이 사진을 찍었을거다. 야간열차였고 승객이 없어서 큰 침대칸을 혼자서 썼다. 오래전에 이 여행을 계획했을 때에는 뻬쩨르부르그의 비텝스키 역에서 출발하는 40시간이 넘게 걸리는 부다페스트행 기차를 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왠지 굳이 그 두 도시를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뻬쩨르에서 헬싱키로 올라가 이곳저곳을 거쳐서 거의 3주가 지나서야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마 이 기차는 뻬쩨르에서 출발하는 동일한 기차였을지도 모르겠다. 15년이 지나고 나니 그 기차여행에서 생각나는 것은 새벽에 잠에 깨서 표검사를 받던 순간의 몽롱한 느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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