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09) 썸네일형 리스트형 The Price of milk (2000) 나의 완소( 牛 )영화들의 시조새라고 할 수 있는 The Price of milk... 백 마리가 넘는 소를 키우는 뉴질랜드 커플 이야기이다. 등장하는 소의 규모만 놓고 보면 독보적이지만 모든 소영화에서 그렇듯 그들은 조연일 뿐.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 스미스 요원의 말을 안 듣고 반지를 버리지 않아서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고 사라지는 이실두르가 만든 영화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란 제목으로 나왔는데.. 퀼트 이불을 도난당하는게 중요한 사건인 건 맞지만.. 차라리 그냥 투박하게 이나 라고 했으면 뭔가 이나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지 않았으려나. 장면 몇 개가 필요해서 원제로 검색을 했더니 쓸만한 영화 스틸 컷은 없고 정말 너무 우유 가격에 관한 보도자료들만 난무해서 결국 오래전 중국에서 사 온 .. 독일 5센트 동전 - 독일 동전 속 참나무 가지, 히틀러의 참나무 유로 동전을 볼 때마다 세상에 과연 영원한 것이 있을까 생각한다. 체제, 민족. 국경. 나라처럼 일견 굳건해 보이는 것들도 언제든 완전히 흔적없이 사라질 수 있을 것 같고 그것에 얽힌 개인의 삶이 공중에 붕 뜨는 것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다. 세계 지도는 지금도 계속 변화중이고 어떤 나라의 유로 동전은 구경도 해보기 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평균 직경 20밀리의 쇳조각 안에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뭔가를 고심 끝에 새겨 넣는다. 그래서 흘끔 거리게 된다. 어떤것이 세상의 중심에서 강렬하게 존재할때 보다는 그 중심에서 벗어나서도 두고두고 기억되는 동안의 생명력을 좀 더 지지하게된다. 핀란드 2유로 동전을 포함해서 식물 도안의 유로 동전들이 몇 종류있다. 특히 이 여섯 종류의 오스트리아동전과 독.. Rams (2015) - 아이슬란드의 양(羊)영화 1960대 이란의 소(牛)영화(https://ashland.tistory.com/559010)를 보다가 생각난 것은 21세기 아이슬란드의 양(羊) 영화... 영화 에는 자신이 소가 되었다고 믿는 남자를 이웃남자들이 소몰이하듯 끌어내서 진흙탕이 된 언덕을 오르게 하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인 형제가 한밤중에 양들을 끌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언덕을 오르는 장면은 분명 이란 영화에 대한 아이슬란드 감독의 오마쥬라는 망상을 가지고 오래전에 재밌게 봤던 아이슬란드 양(羊) 영화를 복기해 보았다. 건조하고 황폐한 중동의 이란과 척박하고 매몰찬 아이슬란드 사이엔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란인과 아이슬란드인이 중간지점인 헝가리즈음에서 만나 너른 목초지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소와 양을 풀어놓.. Egypt 14_룩소르행 펠루카는 만선 얼마 전에 생각지 못한 기회로 이라는 한국 연극을 온라인으로 보았다.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 한국 연극이 아마 박광정과 권해효 배우가 나왔던 였으니 거의 20년 만에 본 한국 연극이다. 노트북 화면에 대사를 하는 배우들이 클로즈업되는 게 가장 신기했다. 실제 극장에서 연극을 보게 되면 누가 대사를 하는지와는 상관없이 내가 보기를 원하는 '연기중'이지만 대사 없는 배우들을 훔쳐보며 그들의 시점에서 다른 배우들의 대사들을 느끼는 묘미가 있는데 갑자기 화면 속에서 사라지는 배우들이 있어서 좀 당혹스럽긴 했다. 화면을 최대한 클로즈업해서 그냥 무대를 풀샷으로 보여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은 아들 셋을 바다에서 잃고 딸도 밀린 배삯대신 팔려갈 위기에 처했지만 대담하게 다시 배를 빌려 바다로 나아가는 어부 .. Egypt 13_생각나지 않는 대답 '오늘 소 물을 먹이는데 글쎄 저기 언덕 위에서 도적놈 3명이 내 소를 한참을 훔쳐보더라구''말도 마, 그 놈들이 얼마전에 내 양 세 마리를 훔쳐갔다고'얼마 전에 본 이란 영화 속에서 마을 사람들이 찻집에 모여 저마다의 걱정거리를 얘기할때. 내 시선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대화들로 가득했던 과거의 어떤 장소들로 고스란히 옮겨갔다. 올드 카이로 시장통의 찻집, 지중해를 품은 알렉산드리아의 노천카페, 물담배 뽀글거리는 소리가 연기와 함께 피어오르던 사막 도시 시와의 찻집으로. 시와의 찻집에는 피타빵을 손으로 주무르는 사람, 사막 투어에 합류하겠냐고 말을 거는 사람, 어느 나른한 오후 두 사람 사이에 오가던 피 튀기는 설전, 손안에 든 패에 집중하면서도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으며 말싸움에 참견하던 사람.. 몰타 5센트 동전- 몰타의 신전, 므나이드라(Mnajdra) 그리고 춘분 작년 언젠가 거슬러 받은 몰타의 5센트 동전. 며칠 전에 생각나서 꺼내보았다. 아마 이란 영화, 진흙집, 이집트 여행, 룩소르 신전으로 연결되는 이미지들이 몰타의 신전 앞으로 나를 데려다 놓은 것 같다. 몰타는 나에게 늘 여행사 입간판 속의 패키지 상품 리스트에 터키와 모로코의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는 나라였다. 몰타가 어디 있지 생각하면 늘 정확하게 떠오르진 않는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이 많은지 몰타가 어디쯤인지 정확히 알려주는 지도를 찾았다. 몰타는 이탈리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지중해에 시칠리아 섬과 튀니지 사이를 잇는 작은 징검다리 돌처럼 놓여있다. 시칠리아에서 9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페리로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홍콩에 간 김에 마카오를 여행하듯 몰타는 시칠리아를 여행할 .. 소 (The cow, 1969) - 가장 소중한 것과 함께 소멸하기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다큐영화 를 찾다가 우연히 다리우스 메흐르지 감독의 이란 영화 를 보게 되었다. 이렇게 뜬금없이 보게 되는 옛날 흑백영화들은 대부분 좋은 영화다. 수십 년이 흘러서도 리마스터링 되고 회고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는 다리우스 메흐르지 감독이 서른살에 만든 두 번째 영화이다. 미국 유학 후 돌아와서 만든 제임스 본드 컨셉의 첫 상업영화가 실패한 후 만들어진 초기 대표작이고 이 영화를 이란 뉴웨이브의 시작이라고 본단다. 내가 극장에서 보는 행운을 누렸던 이나 같은 이란 영화가 웰메이드 제3세계 영화로 알려지기 훨씬 이전의 영화이다. 역시 뉴웨이브가 있어야 황금기도 있는 건가 보다. 조용한 이란의 시골 마을. 남성 한명이 소를 몰고 허허벌판을 지나간다. 웅덩이에.. 리투아니아어 131_끝 Pabaiga 아주 오래된 이란 영화 한 편을 봤는데 저 글자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캡처했다. 영화가 좋았기 때문에 저 끝이라는 단어가 더없이 강렬했던 거겠지만. 페르시아어도 아랍글자를 쓴다고는 하는데 언어 자체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이란 영화가 있다. 수용소에 끌려가는 유태인 남자가 처형 직전에 페르시아 사람이라고 속이고 극적으로 살아남는다. 마침 수용소에는 페르시아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독일 장교가 있다. 남자는 하루하루 고된 노동이 끝나면 독일인과의 페르시아어 수업에서 또 한 번의 살얼음판을 걷는다. 매일매일 자기도 모르는 거짓 페르시아어 단어를 생각해 내야 하고 외워야 하는 단어수는 늘어만 간다. 전쟁이 끝나면 페르시아에 갈 꿈에 부풀어 있는 독일인의 학구열은 또 엄청나다. 근데 그 유태인은 페르시아계 부모랑.. 이전 1 2 3 4 5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