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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in

핀란드 1유로 동전




얼마전 남편이 동네 카페에서 에클레르 하나를 사가지고 왔다. 맛있으면 맛있는만큼 먹고나면 허무한 에클레르. 속이 꽉 찬 느낌이 들어 콱 깨물면 순식간에 입속에서 사라져버리는 크림의 매력이 있지만 그만큼 잘 만드는 빵집도 드물고 모든 빵집에서 파는것도 아니고. 이 동네 어귀의 카페는, 직접 구운 빵을 파니 베이커리라고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르고 지나갈때 창너머로 눈 인사 할 수 있는 상냥한 직원이 일하는 곳이다. 에클레르를 한개만 사가지고 왔길래, 왜 두개사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두개를 사려고 2유로를 꺼내서 동전을 보니 내가 한번도 본 적 없을 1유로짜리 동전이었고 게다가 디자인과 주조연도를 보고는 쓸 수 없었다고 했다. 동전을 보면 항상 뒷면부터 확인하는 나를 자주 보아온지라 게다가 동전에 관한 글도 몇개 올린걸 기억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별로 크지도 않은 에클레르 하나가 정확히 1유로씩이나 하다니. 반을 콱 깨물어 먹으니 크림이 흘러나와 온 입에 퍼졌다.    

  





그리하여 손에 쥐어진 1유로속에는 호수위로 날아가는 백조 한쌍이 그려져 있었다. 인상적이다. 그저 인상적이다. 어떤 나라의 동전일까. 왜 하필 백조일까. 호수위를 날아가는 새라니. 그리고 주조연도는 2006년도. 내가 처음 빌니우스에 여행 온 해이니 우리둘에게 가장 의미있는 해이기도 하다. 남편은 이 백조한쌍이 전통혼례를 치루고 식장에서 받은 우리 오리 한쌍과 너무 닮았다고 했다. 





백조만큼은 훨훨 날 수 없지만 한국에서 리투아니아까지 10000킬로가까이를 날아온 오리 한 쌍이다. 그건 그렇고 저 동전은 핀란드의 동전이다. Whooper swan 이라는 이 새는 핀란드의 국조라고. 한국어로는 백조가 아니라 큰 고니라고 불리워진단다. 국조란 단어 쓰고 나니 생소하다. 그럼 우리나라의 국조는 까치라고 함. 동전 검색을 하다가 재밌는 기사도 발견했다. 


http://finland.fi/life-society/iconic-finnish-nature-symbols-stand-out/


핀란드는 상징하는 새와 꽃,나무,동물,암석,물고기 심지어 곤충에 대한 글이다. 핀란드의 국조인 whooper swan은 한때 멸종위기까지 겪다가 보존되서 현재 6000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데 핀란드의 여러가지 식품에도 이 새 마크가 들어간것이 많다고 하니 나중에 핀란드에 가면 마트에 코 박고 큰 고니 찾기 놀이를 해봐야겠다. 핀란드를 상징하는 암석은 화강암이고 그래서 핀란드를 대표하는 주요 건축물에 화강암이 자주 쓰인다는데 헬싱키에서 본 몇가지 건축물들이 머릿속에 휘리릭하고 지나갔다.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던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의 내부를 꽉 채우고 있던 바위가 그러고 보니 화강암이었구나. 게다가 많은 핀란드인들이 화강암으로된 묘비 아래에 묻힌다고. 뭔가를 상징한다는것, 나를, 내 국가를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다는것 의미있는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것이 곧 나를 상징하는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이 음료수가 바로 나를 상징하는 음료수야' 라고 말하진 않는다. 나를 상징하는 양념, 나를 상징하는 칵테일, 나를 상징하는 노래 등등등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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