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ussia

Russia 04_지금은 근무중 2




(Moscow_2006)



여행 수첩 사이사이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오래된 영수증과 입장권들처럼 이들은 내 기억 꾸러미속에 조용히 잠들어 있다가 비슷한 친구들을 만났을때, 유사한 온도속 도시의 향기가 나의 콧날을 스칠때, 그런 작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금이다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나의 오감이 지배당했던 과거의 어느 한순간.  바닥에 닿자마자 자취를 감추던 하얀 눈들 위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지나가던 여인들.  높은 굽의 겨울 부츠를 신고도 쌓인 눈 위를 거침없이 지나던 사람들 사이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발가락 끝까지 힘을 주어 걷던 나. 쌓인 눈을 쓸고 퍼내고 밀어내느라 분주했던 일꾼들.  3월이 왔어도 모스크바의 겨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