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중에 우리집으로 보낸 엽서. 보통 여행중에 집으로 엽서를 보내면 같은 유럽인 경우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이미 엽서가 도착해있기 마련인데 그해엔 돌아와서도 꽤나 오래기다렸던듯 하다. 파리에는 유명한 관광지도 많고 명화들로 가득한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 덕에 엽서의 선택폭이 지금까지 여행했던 그 어떤 나라보다 넓었다.
엽서를 쓰는 즐거움은 그 나라 우표를 구경하는 즐거움도 준다. 누군가가 여행중에 나에게 편지를 보내오지 않는다면 왠만해선 구경하기 힘든 우표들. 집으로 보내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순간 떠올릴 수 없었던 프랑스 우표속의 마리안과 프랑스 2센트 유로 동전속의 마리안. 프랑스가 추구하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가치를 구현하는 상징으로 여겨지는 마리안.
동전속의 마리안과 우표속의 마리안은 사실 동일인물이라고 하기에는 차이가 있어보이는데 뭐랄까 엄마와 딸같이 느껴진달까. 마리안을 새로운 프랑스의 상징으로 선택됐던 동기는 이전까지의 남성 중심의 프랑스 사회로부터의 탈피였다고 한다. 쓰러진 왕의 군대를 디딛고 프랑스 국기를 들고 가슴을 드러낸채 혁명을 이끄는 들라크루아의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속의 여인이 마리안의 기원이라고 하는데 초기의 마리안이 자유와 이성을 구현하는 결단력있는 젊은 여성이었다면 그 이후로는 상의를 드러낸채 전투에서 남성을 통솔하는 폭력적이고 혁명적인 이미지로 바뀌었고 부르주아 층을 상징할때는 옷을 걸치고 민중과 사회계급을 상징할때는 보통 가슴을 드러내고 프리지아 모자를 쓴 모습으로 표현되었다고.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정권의 지배하에 있던 프랑스에 나타난 비시정권때에는 언론에 등장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최근들어 마리안은 페미니스트 집단들에 의해 오히려 여성을 프랑스의 상징으로 이용하는 프랑스 정부에 대한 비판의 소재가 된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극히 남성 중심 사회인 프랑스에서 여성인 마리안을 자유와 평등의 상징으로 남용한다는 주장이다. 아무튼 세월을 따라 마리안을 통해 구현되는 가치도 민중의 사고방식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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