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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Berlin 23_베를린의 쌀국수



베를린에서 쌀국수를 총 4번 먹었다. 평소에 먹던것과 좀 다른 새로운 음식이 먹고 싶다라고 해서 내가 오랜만의 여행지 베를린에서 먹고자했던것들은 오히려 동남아 음식이었다. 요즘에야 빌니우스에도 국물이 있는 면류를 파는 아시아 음식점들이 종종 생겨난다고는 하지만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동남아 음식점들은 아직 전무한 수준이고 그 맛이라는것도 암스테르담이나 베를린 식당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식당을 들어서면 전구를 한두개는 빼놓은 듯한 조명에 동남아 음악이 흐르고 딸인듯한 여자가 뒤쪽으로 술들이 진열된 카운터 앞에서 손거울을 보고 있고 사위인듯한 사람이 메뉴판을 들고 오며 아버지인듯한 남자가 야외 테이블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런 모습. 그리고 식당에는 정말 이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서로 머리를 부딪쳐가며 코를 박고 젓가락질하는 현지인들이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나이 지긋한 독일 남자 두명이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미 그들만의 방식으로 체득되어 익숙해보이는 젓가락질로 커다란 볼에 담긴 얌운센이나 팟타이 같은것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빌니우스에는 아마 15년정도가 흐른 후에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오후 10시가 다 된 시간.  St oberholz 카페에서 나와서 이 시간에 음식파는곳이 있을까 해서 검색한곳은 여지없이 인도 식당이거나 태국, 베트남 식당이거나 그랬다. 그렇게 가까스로 도착한곳의 5유로짜리 쌀국수. 너무 조그만 숟가락을 가져다줘서 좀 더 큰 숟가락을 가져다 줄 수 있겠냐 했더니 가져온 숟가락을 숨기고선 국자만한 숟가락을 보여주며 이거면 되겠냐고 농담을 해 오던 남자가 있던 식당. 이 식당 옆으로도 타이 식당이 하나 더있고 인도 식당이 있었는데 이곳이 유난히 붐볐다.  5유로이기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먹어봤지만 그 옆 타이식당보다 이곳이 훨씬 맛있다. 초에 절인 베트남 고추가 담긴 유리병을 옆 테이블에서 가져와서 한입 깨어 물었을때 목젖 언저리까지 날카롭게 꽂히던 매운맛. 과하지 않은 고수와 샐러리 향기. 점점 매운기가 돌던 국물,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것 같았던 얇고도 단단하고 고소했던 고기, 입속에서 겉돌지 않고 알맞게 익었던 면발.  다음에도 여기 갈거다. 식당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만 아마 헤르만플라츠에 있던 식당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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