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쓸 일이 부쩍 많아지는 요즘. 종이돈과 동전이 모두 필요해서 지폐를 찾아서 일부는 동전으로 바꿨다. 2유로 동전 4개와 1유로 2개를 거슬러 받았다. 왼쪽부터 쌍둥이 같은 벨기에 2유로 동전 2개. 리투아니아 2유로. 독일 2유로. EU를 상징하는 12개의 별은 어떤 동전이나 모습이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그 조차도 전부 다르다. 벨기에 동전엔 별 사이에 왕관과 왕의 모노그램이 박혀있고 리투아니아 동전의 별들은 세로줄을 배경으로 독일의 별 사이로는 가로줄이 촘촘히 박혀있다. 유로 동전에서는 각 나라 고유의 문양이 새겨진 부분을 앞면으로 동전의 액면가와 유럽 지도가 그려져 있는 부분을 뒷면으로 친다. 유로 동전의 뒷면은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Luc Luycx의 디자인인데 동전 뒷면 오른편에 EURO 글자가 끝나는 부분, 숫자 근처를 잘 들여다보면 약간 명품 브랜드 로고의 알파벳이 겹쳐진 것처럼 두 개의 L이 겹쳐진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벨기에 디자이너의 서명이라고 한다. 군데군데 뭐 잘 숨겨놔서 여전히 뭔가를 찾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동전에 대해 알면 알게 될수록 왜 이 동전들이 언젠가는 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일까.
벨기에 동전도 아일랜드, 리투아니아와 마찬가지로 동전 8종 모두 하나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지금 보이는 벨기에 동전은 1번째 시리즈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주조된 동전이다. 지금은 왕위에서 물러난 국왕 알베르 2세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2000년도와 2004년도의 느낌이 묘하게 다르지만 사실 똑같은 얼굴이다. 2000년도는 아직 공식적으로 유로화가 통용되기 이전인데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핀란드, 네덜란드에서는 통용 이전에도 주화가 제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4년부터 주조된 3번째 시리즈에는 알베르 2세의 아들인 현 필리프 국왕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이렇게 왕관 아래에 왕의 모노그램과 벨기에를 뜻하는 문자 두 개. 동전에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벨기에는 뭔가 굉장히 현실에 충실한 나라인 느낌이다. 근데 벨기에 국기를 떠올리니 뭔가 등골이 싸해진다. 정말 헷갈리는 것이 벨기에와 독일의 국기이고 폴란드와 인도네시아의 국기이다. 프랑스 국기는 삼색 영화 제작순으로 기억하지만 러시아와 네덜란드 국기도 늘 헷갈린다.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태정태세문단세처럼 검빨노세와 검노빨가로 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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