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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in

포르투갈의 5센트 동전

50개 모으면 에그타르트 하나 사먹을 수 있는 동전



아일랜드의 하프 뒤를 쫄래쫄래 따라 나오던 포르투갈 동전. 이들도 꽤 자주 출몰한다. 가장 중앙의 디자인은 모두 3종류이지만 EU를 상징하는 별 안쪽 원을 빙둘러싸고 있는 문양은 모든 동전에 공통으로 들어간다. 얼핏 전부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7개의 성과 5개의 방패가 그려져 있고 이는 유럽의 다른 여러 나라들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1센트와 2센트 5센트 중앙에 새겨져 있는 것은 1134년에 사용되던 왕실의 인장. 저 성과 방패들이 포르투갈 국기에도 전부 들어가 있다.


십 년 전인가 포르투갈에 다녀온 친구가 수탉이 그려진 오븐 장갑을 선물로 줬었는데 결국 태워먹긴 했지만 몇 년간 잘 썼었다. 새벽의 문 가는 길에 있는 마당이 예쁜 포르투갈 식당의 간판에도 여지없이 수탉이 그려져 있으니 이 나라를 상징하는 것은 수탉 이외의 것은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니 약간 스치듯이 봤을 때 저 중앙의 문장도 약간 좀 닭의 모습 같다. 그래도 친절하게 포르 투 갈 이라고 쓰여 있다.

포르투갈은 아직 가보지 못했으니 관련된 기억들을 모두 꺼내어보자면. 갑자기 수업을 하다가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향하던 제레미 아이언즈의 학구적이고도 멜랑꼴리 한 모습, 친구 부부가 여행 갔다가 사다 준 정어리 통조림 모형에 들어있던 초콜릿. 포르투갈 현지에선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더 맛있을까 상상하며 먹게 되는 타르트. 그리고 4년 전인가 친구가 여행 중에 보내온 엽서.


리스본 여행 하는 중의 친구가 보내온 엽서


포르투갈을 내 머릿속에 가장 실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만든 단어는 '오브리가도'와 '카이피린냐'. 암스테르담의 식당 본점으로 실습차 갔을 때 주방 책임자가 포르투갈인이었다. 그때 배운 단어가 오브리가도, 감사합니다이다. 그는 식당에 가장 먼저 출근해서 밑재료를 다 준비해놓고 2시 정도면 정신없이 바쁜 와중의 식당을 유유히 퇴근을 했다.

주방에서 이미 조리해서 냉장한 재료들을 손님 앞에서 웍으로 빠르게 볶아내는 이 식당의 컨셉상 사실상 재료 준비는 그가 다했다고 보면 되는데 암스테르담에 있는 4개 지점을 다 가보았으나 역시 가장 큰 지점 담당인 그가 손도 가장 빨랐다. 십 년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리 레시피가 전부 바뀌긴 했지만 암스테르담엔 워낙에 아시아 마켓이 많고 식당도 많으니 반가 공식품들이 많았어서 당시 그는 사실 정말 일을 편하게 했다. 두부는 이미 프라이된 것을 자르기만 했고 마늘은 마구 부셔서 망에 넣고 선풍기로 껍질을 날렸으며 가장 많이 쓰는 양배추 믹스는 비닐을 잘라서 컨테이너에 붓기만 했다. 마늘을 전부 깠고 양배추는 손수 채치고 두부는 당시 있지도 않았고 고기는 생물부터 전부 조리했던 빌니우스 지점의 십 년 전 주방 풍경을 떠올리니 일 끝내고 아동 좌석이 달린 자전거를 타고 오브리가도, 차우를 외치며 유치원생 아이를 픽업하러 떠나던 그의 뒷모습은 평화롭기 짝이 없었다. 그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럼말고 카샤사 역설 현장.


이 식당에서 스위트 칠리소스를 선택하면 볶은 요리 위에 라임 한 조각을 넣어준다. 생각해보니 그도 라임을 자르는 작업은 피할 수 없었구나. 몇 킬로나 되는 라임을 자르면서 그가 핏대를 올리며 내게 알려준 것이 브라질 칵테일 카이피린냐 Caipirinha 였다. 진정한 카이피린냐는 럼이 아니라 카샤사에 섞어야 한다고 역설했던 그. 카샤사 Cachaça라고 하는 브라질 술이 마트에 팔아서 돌아와서 만들어 먹기까지 했는데 그때 샀던 그 브랜드는 지금 마트에 없다. 얼음을 잘게 부수고 설탕과 라임과 잘 으깬 후에 카샤사를 붓는 것인데 얼핏 모히토와 마르가리타와 외양이 비슷하다. 라임은 아무튼 뭐랑 섞어도 되는 놈인가 보다. 근데 톰옹의 탑건을 봐야 되는데 갑자기 칵테일이 보고 싶어 지는구나.



다른 동전 이야기들.

라트비아의 유로 동전 속 여인 'Milda'
아일랜드 유로 동전 속 하프
이탈리아 1유로 동전
이탈리아 50센트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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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2유로 동전속의 단테
스페인 50센트 동전
독일 1유로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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