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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 스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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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lovers left alive> Jim Jarmusch (2013) 가끔 기웃거리는 아이스크림 코너. 리투아니아에는 한국만큼 과즙을 사용한 맛있는 빙과류가 적어서 새 하드를 보면 한번쯤은 먹어 본다. 그런데 어제 사먹은 이 라즈베리맛 하드는 영화 속 아담과 이브가 먹던 오 마이너스 혈액형 하드와 정말 너무 닮지 않았는가. 모로코의 탕헤르에 머물던 이브(틸다 스윈튼)와 디트로이트에 사는 아담(톰 히들스턴)이 오랜만에 만나 온갖 악기들로 가득찬 지저분하고도 로맨틱한 아담의 거실 소파에 앉아 나눠먹는 O형 피 맛 하드말이다. 이렇게 단순히 과일맛 하드를 먹으며 떠올릴 영화가 있다는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걸어놓고 작년에 본 영화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아담의 디트로이트와 이브의 탕헤르.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 골목골목을 누비는 많은 여행자들덕에 ..
<아이 엠 러브 I am love> Luca Guadagnino (2009) 제목을 보고 일부러 찾아 보았고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를 찾아보게 되었다. 격조있는 이탈리아 명문가의 분주한 저녁 만찬 준비로 영화는 시작되고 만찬을 총 지휘하는 안주인, 이탈리아어를 하는 틸다 스윈튼의 모습은 다소 낯설었다.몸에 딱 떨어지는 각 잡힌 바지 정장을 입고 절도있게 사람을 다루는 모습이었다면 시중드는 사람 입장에선 옮기던 접시도 떨어뜨리게 하는 카리스마 였겠지만 틸다 스윈튼은 자신이 지금까지 지어오던 모든 표정의 역사를 삭제한 듯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온전히 사랑하기는 힘든 색깔의 실들로 전혀 다른 감정의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낯선 나라에서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다는 것. 머릿속에 서로 다른 두개의 언어가 공존하는 것은 신기하고도 복잡한 감정이다.가끔은 생각을 멈추고 내가 방금전에 어떤 언어..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 Lynne Ramsay 2011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처럼 지극히 상대적임에도 그만큼 엄격한 잣대를 가진 가치도 드물다.틸다 스윈튼은 여배우는 물론 남자 배우를 통틀어서도 비교 불가능한 독특한 아우라를 지녔고 여배우의 아름다운 얼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항상 상대적인 미를 거론해야 하는 단순치 않은 얼굴을 가졌다.너무 다르기때문에 비교의 대상을 찾는것 자체가 어려운것이 그녀의 강점이지만 약점인것.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화장기 없는 얼굴과 설탕 같은 따스한 감정은 쏙 빠진 듯 삐죽하게 솟은 큰 키. 언젠가는 합리적이었고 이성적이었던 한 인간이 마치 그동안 추구해 왔던 모든 의미를 잃고 난 뒤 갈팡질팡 하는 듯한 표정. 천국을 꿈꾸며 어딘가로부터 탈출했지만 또 다른 이데올로기에 갇히고 마는 인간들 속에서 천국이라는 이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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