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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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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2유로 기념주화 이 동전은 11월에 연극 보기 전에 극장 앞 카페에 잠깐 들어갔다가 거슬러 받았다. 커피가 요란하게 갈렸고 막간을 이용하여 바리스타는 뒤돌아서서 또 다른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나는 내 커피가 나올 반대편 지점에 서서 계속 동전을 쳐다봤다. 처음 봤을 때는 인권 수호에 진심인 누군가가 작정하고 미친 듯이 긁어서 아주 훌륭한 장난을 쳐놓은 건 줄 알고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세계 인권 선언 60주년을 기념해서 2008년에 핀란드에서 발행된 기념주화였다. 이 동전은 총 백오십만 개가 발행되었다. 백사십구만구천구백 개 정도는 여전히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거고 구십구 개는 어디 트레비 분수나 벨베데레 궁전의 분수대에 던져졌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온 하나는 잠시 선반 위에 놔뒀다. Tapio Kettunen이라는..
핀란드 2유로 동전 토요일 아침에 식당에 잠시 다녀왔다. 일주일의 하루하루가 요일 구분없이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체득된 토요일의 정서가 있기에 변함없이 주말 기분을 느낀다는것은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매일 똑같이 이른 시간에 일어나더라도 평일 아침에는 쉽사리 밖으로 나서지지 않는다. 평일 아침의 출근 기분을 느끼기 보다는 출근길의 피동적인 발걸음에서 가까스로 해방된 가벼워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이 더 즐거운것이다. 휴일 아침의 거리는 실제로 숨을 쉬고 있는듯 약간 부풀어서 뽀송뽀송해져있다는 느낌이 주곤 한다. 보통 식당에 아침에 놀러가면 주방에서 일하는 친구와 마실 커피를 사들고 가지만 이날은 빈속에 나왔기에 뭐라도 먹고 싶어 거스름돈도 만들겸해서 인스턴트 라면 두봉지를 샀다. 매..
핀란드 1유로 동전 얼마전 남편이 동네 카페에서 에클레르 하나를 사가지고 왔다. 맛있으면 맛있는만큼 먹고나면 허무한 에클레르. 속이 꽉 찬 느낌이 들어 콱 깨물면 순식간에 입속에서 사라져버리는 크림의 매력이 있지만 그만큼 잘 만드는 빵집도 드물고 모든 빵집에서 파는것도 아니고. 이 동네 어귀의 카페는, 직접 구운 빵을 파니 베이커리라고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르고 지나갈때 창너머로 눈 인사 할 수 있는 상냥한 직원이 일하는 곳이다. 에클레르를 한개만 사가지고 왔길래, 왜 두개사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두개를 사려고 2유로를 꺼내서 동전을 보니 내가 한번도 본 적 없을 1유로짜리 동전이었고 게다가 디자인과 주조연도를 보고는 쓸 수 없었다고 했다. 동전을 보면 항상 뒷면부터 확인하는 나를 자주 보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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