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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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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닉 에스프레소 섞이기 전 아랫부분이 투명해서 정말 예뻤는데 한 봉지 털어 넣은 설탕이 털썩 주저앉으면서 흙탕물을 만들어버렸다. 빌니우스의 여름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여름이다. 에어컨 없는 카페 속 열어 놓은 창문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닫혀버리고 차가운 커피들이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따뜻한 커피를 즐긴다. 그래도 차가운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톡쏘는 이런 커피가 참 맛있다.
횡단보도와 커피 어릴때 학교 가는 길에도 지하철에서 내려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어김없이 건너야했던 횡단보도들이 있다. 어릴적에는 대학 정문부터 지하철역까지 이어지는 도로로 데모 구경도 자주갔다. 최루탄 냄새가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까지 이어져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내야 했다. 이 건물 아래의 시계집과 복사집은 여전했고 또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킬것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이층 전체를 차지하고 전망까지 확보하고 있는 이 카페는 잘 모르겠다. 오래전 누군가는 이 자리에 난 창문앞에 서서 대치중인 경찰과 학생들 구경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커피는 에스프레소치고는 양이 많았다. 내가 단지 습관에 얽매여 찾고있는 그 커피에 아주 근접하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는것이 정말 좋다. 다음에 올때엔 사라질지도 모를 카페라는 생각에 있는 동..
폴 바셋_ 룽고 꼭 커피를 마실 생각이 없어도 눈에 띄는 카페는 그냥 들어가서 메뉴판이라도 확인하고 나오게 된다. 이 카페는 얼마전 종각에서 교보문고 가는 도중에 발견하고 호기심에 들어갔다 나왔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부산에서 가보게 되었다. 아직 분점 수도 적은것 같고 5년전에 왔을때는 아마도 없었던 카페였던것 같고 결정적으로 커피 메뉴에 내가 먹고 싶은 커피가 있을것 같은 기대때문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빌니우스의 카페 메뉴에 보면 보통 에스프레소에서 라떼로 넘어가는 사이에 juoda kava 라는 커피가 있다. 직역하면 블랙 커피 인데. 근데 그 블랙커피에 상응하는 커피를 파는곳을 서울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빌니우스에서 쉽게 마실 수 있는 그 특별할것 없는 '블랙 커피' 라는것은 에스프레소 두샷을 부운것도 아니고 ..
하나 그리고 둘 더블 에스프레소보다 각각의 잔에 담긴 각자의 샷이 더 맛있을때가 있다.
Egypt 01_지중해 카페 Alexandria 2002 알렉산드리아의 어느 쓸쓸한 카페. 돌이켜보니 이집트 여행 자체가 쓸쓸했다. 아마도 헤어지는 인연이 흘리는 슬픈 예감 때문이었겠지. 지중해라는 넉넉한 침묵의 소유자를 단골 손님으로 가진. 때가 되면 풍로에 불이 켜지고 습관처럼 해넘어가는 시간을 이야기하던곳. 설탕에 커피를 부어 넣은 듯 달디 달았던 커피. 한번도 본 적 없다 생각했던 분홍빛 일몰.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 가는 길목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던 그 곳.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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