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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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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2020) 콩나물이 나왔으니 미나리. 콩나물 다듬는 주인집 아줌마 (ashland.tistory.com/1015), 할아버지가 좋아했던 콩나물 사러 가는 아이(https://ashland.tistory.com/1016), 그리고 딸 보러 미국에 와서 미나리 키우는 할머니. 콩나물 무침에 미나리며 쑥갓이 들어간 전골이 보글보글 끓는 밥상에 이들이 빙 둘러앉아 수다 떨며 저녁 먹는 모습을 상상해도 별로 낯설지 않다.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가 곧 드라마일진대 크게 억지 쓰지 않고 양념 치지 않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예산 영화 특유의 방식들로 서로 모두 닮은 구석이 있다. 잘 먹고 잘 살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잘 죽기. 그러기 위해서 인생은 많은 선택과 결정을 요구한다.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되지만 왠지 그러기엔 아..
찬실이는 복도 많지 (2019) 신기한 제목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굉장히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운 좋게 뒷북을 친다. 서울의 풍경을 보여주는 영화가 좋다. 서울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떠나온 이후로 더 그랬기도 했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태어나서 자랐던 동네가 재개발로 가루가 되어버린 모습을 보고 나니 비슷한 풍경과 정취를 품고 있는 영화 속 어떤 동네들도 언젠가 사라져 버릴 운명일까 싶어 아쉬운 마음에 더 몰입하여 보게 된다. 무엇보다 찬실이가 힘차게 오르고 있는 저 햇살 가득한 오르막길의 끝과 그곳에서 바라본 도시의 모습이 궁금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항상 짝을 이뤄 일하던 영화 감독이 갑자기 죽어버리고 졸지에 백수가 된 프로듀서 찬실이. 찬실이는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고 그것만이 자신이 할 수 ..
<자유의 언덕> 홍상수 (2014) 올해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영화제 Kino Pavasaris 에서는 홍상수의 2014년작 도 상영이 된다. 빌니우스의 관객들이 그의 이전 다른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기를 바란다. 그의 영화들만큼 유기적으로 연결된 영화들이 있을까도 싶고 그 연결 장치조차 우연처럼 가장 할 줄 아는 감독의 연출 방식을 알고 볼때에야 영화가 배로 재밌어지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의 내러티브는 작품내에서가 아닌 오히려 작품외에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든다. 그는 이미 어떤 등장인물이 참가해도 무리가 없는 자신의 이야기 하나를 가진채로 그때그때 시간이 되는 등장인물들을 비슷한 공간에 불러다 놓고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약간 버무려서 영화를 만들어낸다. 사건의 나열은 뒤죽박죽이고 간신히 정립해놓은 인과관계도 익숙한 공간의 뜬금..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2011) 이번에는 '모항 해수욕장'이 배경이다. 영화 시작부터 노골적으로 팬션간판을 보여주는데 이런 팬션도 협찬받은게 아닐까 그냥 혼자 생각중. 배우들이 하도 홍상수 영화는 노개런티라고 떠들고 다닌 영향도 있고 설상가상 김상경이 무릎팍도사에서 소주도 자비로 샀다는 얘기를 한마당에 그래도 절에서 기와에 소원 적는거는 돈내고 했겠지 또 혼자 생각해본다. 그의 영화중에서는 그래도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곳이 배경이구나 했는데 는 제주도가 배경이었으니 그건 아니고 아무리 소주에 삼겹살을 구워먹어도 외국배우가 출연을 해서인지 정서적으로 한국같지 않다는 느낌을 주었나보다. 한마디로 모항 해수욕장에서 올 로케로 촬영된 이다. 이런 시나리오로는 샤를롯 갱스부르를 섭외했어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오롯이 '세명의 안느'를 연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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