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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in

핀란드 2유로 동전



토요일 아침에 식당에 잠시 다녀왔다.  일주일의 하루하루가 요일 구분없이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체득된 토요일의 정서가 있기에 변함없이 주말 기분을 느낀다는것은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매일 똑같이 이른 시간에 일어나더라도 평일 아침에는 쉽사리 밖으로 나서지지 않는다.  평일 아침의 출근 기분을 느끼기 보다는 출근길의 피동적인 발걸음에서 가까스로 해방된 가벼워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이 더 즐거운것이다.  휴일 아침의 거리는 실제로 숨을 쉬고 있는듯 약간 부풀어서 뽀송뽀송해져있다는 느낌이 주곤 한다.  보통 식당에 아침에 놀러가면 주방에서 일하는 친구와 마실 커피를 사들고 가지만 이날은 빈속에 나왔기에 뭐라도 먹고 싶어 거스름돈도 만들겸해서 인스턴트 라면 두봉지를 샀다. 매운 표시 되어있는 닭고기 맛은 내가 먹을거. 치즈맛 나는 닭고기 라면은 친구거.  그리고 거스름돈을 보니 못보던 2유로짜리여서 찰칵. 





알고보니 핀란드 동전이었고 동전속 열매는 북유럽 극지방에서 주로 난다는 클라우드 베리 열매와 꽃.  북유럽인들의 베리 사랑은 대단한듯.  이케아 같은곳만해도 자신의 링곤(링고베리인줄 알았는데 토끼님덕에 수정.꾸벅)베리 식품들에 취해있는것 같다.  이곳 마트에서도 아주 가끔 비싸게 파는것을 본적만 있지 실제로 사먹어 보지는 못했다.  뭔가 고고하게 포장되어 있는 모습이 채집에 엄청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할것 처럼 보였었다.  그리고 약간 누가 단물만 쏙 빼먹고 뱉어 놓은 라즈베리 느낌이 나서 굉장히 시지 않을까도 싶었고.  써놓고 보니 굉장히 맛없게 느껴지는데 나중에 마트에 보이면 한번 사먹어 봐야겠다. 




동전은 주머니에 넣고 난 50센트짜리 라면에 물을 부어 먹었다. 집에서는 이런 라면도 끓여서 달걀을 풀어 먹지만 그냥 관두고 밥은 있어서 말아 먹었다. 젓가락질 잘 못하는 친구는 일부러 엄청 불려서 그냥 숟가락으로 떠 먹었다. 일식집에서 9년을 일했는데 젓가락질 잘못하는 내 친구.  그나저나 식당의 스테인리스 조리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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