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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앤 소울 (Blade & Soul)



내가 지금까지 해 본 게임은 몇개 없다. 어릴때 동생 세가 게임기로 바람돌이 소닉과 비행기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거 해본거. 친척 언니네 집에서 너구리 게임 한거, 친구네 집에서 페르시아 왕자 게임한거. 그리고 남편과 사일런트 힐 한거. 난 심지어 모바일 게임도 안한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 관련 일을 하는 남편 옆에서 듣고 보는게 있으니 거의 모든 게임에 대해서 빠삭하다 고 말하고 싶지만 게임 이름 빙고 나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특히 온라인 게임 같은것에 편견이 있었는데 잉 별거 아니네. 어느새 나무 열매 따고 있는 나. 부지런히 따야 함. 만두 주니깐. 



가끔 불곰도 만난다. <레버넌트>의 디카프리오처럼 불곰과 사투를 벌이지 않아도 금세 죽어서 게임할 맛이 난다. 엔씨 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이 지난 달 유럽에도 서버를 열었다. 2011년에 한국 갔을때 지스타에서 본 적도 있고 우선 게임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유럽 서버가 열리니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함께 이 게임을 해보자는 남편. 내가 지금 리그 오브 레전드나 리니지, 그외의 블리자드의 게임들을 뒤늦게 시작하기란 뭐랄까 1레벨의 초짜 유저가 40 레벨들이 모여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던젼에 뛰어드는 느낌이 들어 싫었고 블레이드 앤 소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담없이 다가왔다. 



실제의 내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무장...남편과 비슷하게 차려입고 항상 인증샷.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프린트 스크린으로 게임 장면을 포착하는것이 또 하나의 재미이다. 마치 여행을 하면서 풍경 사진을 찍고 음식 사진을 찍고 친구 사진을 찍는 기분. 그냥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미션만 수행하는 '스포츠'가 아닌 나무도 바라보고 바위에도 앉아보고 날기도 하고 춤도 출 수 있는 '유랑' 이다. 



가끔 이렇게 죽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살아나는게 힘들지 않아 너무 좋다. 플레이에 집착하지 않아도 됨.



죽을때가 가까워지면 만두를 먹으면 된다. 뜨거운 스프도 있고 누들도 있는데 만두만 먹어 버릇해서 급할때 인벤토리에서 만두 버튼만 누르게 된다. 



가끔 옷도 바꿔 입을 수 있다. 



가끔 물통을 날라서 누군가에게 가져다줘야 할때도 있지만 수고스럽지 않다. 



이 어둠의 던젼에 들어가기 앞서 만난 리투아니아어 유저명. 아니나다를까 리투아니아인이었다. 찰칵. 물론 도촬이다.  



안타깝게도 저 아저씨가 하는 말이 안보이는데, '자 여기서부터 너는 혼자야' 라는 말이 감명 깊어서 사진을 남겼다.



never give up. 이라고도 말해주었다.



가끔 상인도 만난다. 만두를 파는데...80원이나 하는데 난 40원 밖에 없어서 살 수 없었다. 텔레포트하는데 돈 써서 난 가난함. 그리고 인벤토리, 무기 업그레이드 시키는데에는 아직 내공이 없는 초짜임. 



한국인이 만든 게임이니 혹시 배흘림 양식이라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유심히 살펴본다. 영주 부석사 다녀온것이 생각나서.



내부도 뭔가 비슷한것 같다. 하긴 모든 절이 그런가? 여튼 부석사 다시 가보고 싶다.



혹시 엔씨 소프트 관계자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저런 아늑하고 귀여운 돌다리 밑 통과할 수 있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맨날 막혀서 들어갈 수 없는것을 알면서도 항상 시도...저런데 들어가서 작은 개구리도 발견하고 그러면 재미있을텐데.



아 여기 오면 맨나 만나는 동자승. 자고 있는 아들 생각하며 만나면 항상 쳐다본다. 여기는 마을이라 적들이 공격할 위험성도 없어서 오래동안 쫓아 다닌다. 



마을의 대부분의 사람들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왜인지 동자승과는 얘기할 수 없네. 눈길 한 번 안주고 그냥 스쳐 지나간다.



혼자 걸어다니다가 항상 계단을 올라간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직 작동에 서투른 나는 항상 놓치지만 가까스로 촬영에 성공.


'넌 참 좋은 전사야' 라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가끔 만난다. 



따야 할 버섯도 지천에 널려있다. 한국이 이렇게 아름다운 온라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것은 사계절 뚜렷한 삼천리 금수강산 덕인것도 같다. 어릴때 아빠랑 등산을 많이 다녀서인지 게임 곳곳의 작은 디테일들이 참 정겹다. 



이 유니폼은 약간 S.W.A.T 특수 기동대 느낌이 난다. 



둘이서는 무찌르기 힘든 악당을 만나서 사람들을 좀 모으기도 했다. 다들 달려가는 모습이 너무 웃기다.



같은 편이 되면 저렇게 죽은 나를 피터지는 전투가 벌어지는 곳에서 조용한 곳으로 끌어다가 살려주기도 한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준다는 명의는 확실히 팀 웍, 동지애, 함께 나누는 사회인것 같다. 아픈 선수도 데리고 스프링 캠프를 떠난 엔씨 소프트의 야구 구단 엔씨다이노스도 떠올랐다. 퍼프대디의 i'll be missing you 가사도 머리를 스친다. 'We still a team'...



예쁜 언니가 팀에 들어와서 또 찰칵. 물론 도촬. 



난 아직 게임이 익숙치 않아 저렇게 폭탄들고 있다 자폭하는 경우가 많아 왠만해선 들지 않는다. 



이렇게 작은 동물을 끼고 돌아다니는 캐릭터도 있다. 인간계에 익숙해지면 다음에 시도해봐야겠다. 나는 지금 23레벨.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날아다니느라 게임은 느릿느릿 진행된다. LIFE IS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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