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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나의 소울메이트, 에바

그녀는 밤을 샌 모양이다.

부다페스트에서 날아왔으니 시차적응이 아직 덜 된 것일수도.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미국 뉴욕의 시차는 고작 6시간밖에 안되지만

에바는 뉴욕으로 곧장 가는 직항이 아닌 최소 세번은 환승을 해야하는 값 싼 비행기 티켓을 살 수 밖에 없었던것일지도 모른다.

에바는 비행기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오랜시간 동안 날아와야 했을 그녀는 자신의 검은 코트를 짐 칸 깊숙히 집어넣고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제이 호킨스의 노래를 비행내내 흥얼거렸을지도 모르겠다.

비행기에서 내려 노래하는 트랜지스터와 함께 걸어갈 뉴욕의 거리를 상상했을지도.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서 정해진 시간에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는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었던적은 한번도 없었다.

 잠은 항상 내일을 위한 의무였고 우리는 그에게서 건너받은 약간의 희망으로 전날의 피로를 잠시 잊고 있을 뿐.  

우리는 그냥 그렇게 오늘을 닫는 양치질, 내일을 여는 알람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에 잠이라는 의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자에겐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한편으로 잠이라는 놈은 우리를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나만의 꿈으로 데려가는 쾌속선같은것일지도.

어쩌면 나를 꿈으로 데려가는 그 잠은 거대한 쇄빙선같은 존재일지도.

차가워져 딱딱해져버린 두 발로 끌어당기는 이불속에서 서서히 따뜻해져가는 발에서 잠결에 벗겨지는 양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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