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erlin

Berlin 15_베를린 카페 02_Sociale Cafe bar




콘서트 표를 찾았고 커피도 마셨고 몇장의 엽서도 샀다. 이제 편안하게 앉아서 엽서를 쓰며 땀을 식힐 수 있는 카페만 찾으면 된다.  이날은 오후 8시 넘어서 엠비언트 콘서트를 볼 계획이 있었는데 같이 콘서트 장소가 있는 동네로 갔다가 친구가 볼일을 보고 콘서트 시작 후 합류하는것으로 일정을 짰다. 이 카페는 콘서트가 열린 클럽 Berghain 에서 멀지 않은곳에 위치해있다.  메르세데츠 벤츠 아레나가 보이고 따지고 보면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서도 멀지 않은 장소인데 역에 내려서 걷다보면 꽤나 외진 동네라는 느낌을 준다.  콘서트 장소를 찾아내고서도  버려진 공장 같은 그 건물 근처에서 한참을 서성댔다.  사나운 개 한마리가 잠들어있는 건물 1층에 온몸에 문신을 한 용접 마스크를 쓴 아저씨에게서 여기가 맞다는 말을 들은 후에야 저녁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렸다. 카페는  Comenius platz 라는 공원 건너편에 위치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늪의 분위기를 풍기는 고인 햇살로 가득한 폐쇄적인 공원이었는데 선탠을 하는 사람, 가발에 머리 심는 작업을 하는 사람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카페에서는 <빅 레보우스키>의 존 굿맨보다 좀 덜 뚱뚱하고 온순한 느낌의 아저씨가 주문을 받았다.  카페 이름 때문일까. 소브착이라는 극 중 그의 러시아 성도 뒤따라 떠올랐다.  그의 독일어를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었고 우리의 영어를 그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는 존굿맨처럼 불같이 화를 내지 않았다. 아 생각해보니 존 굿맨이 사나운 캐릭터는 아니었던것 같다. 단지 얼빵한 스티브 부세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칠게 다가왔던것뿐. 아 어쩌면 카페 주인 아저씨는 몸집이 좀 컸다뿐 스티브 부세미에 가까워보였다. 문득 스티브 부세미는 요새 뭐하지 싶어 검색해봄. 여전히 살아서 연기를 하고 계셨다. 




레아 공주가 쾌변의 뮤즈로 활동하고 계시던 바로 그 카페이다. 남자 화장실에는 어떤 그림이 붙어있었는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지 않은거라면 아마 별볼일없는 스티커였을거라고 생각한다. 레아 공주에 맞설려면 츄바카 정도는 되어야 했을까. 츄바카는 혹시 여자는 아니었을까? 





빌니우스 같은 경우 여름에 날씨가 더우면 카페 내부에는 사람이 없다. 베를린도 왠지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날씨의 흐름이 베를린과 빌니우스가 거의 유사하다. 에어컨이 없는 카페나 식당이 많기때문에 보통은 노천으로 나가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존 굿맨 아저씨도 음료 주문을 받고는 곧장 밖으로 나가 앉아서 지인과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문 근처에 앉아계시는 분이다. 




이 카페에서 우리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너무 더웠고 카페의 노천 테이블에는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있었으며 내부로 들어가기는 더 싫은 마음이 있었다.  나중에 주인 아저씨가 충전기를 빌려줘서 전화기를 충전하러 들어가긴 했지만 이제는 더운 날씨에도 바깥에 있는것을 즐기는 습관이 자리잡은것 같다.  상대적으로 습기가 적으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더위가 가시기도 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유럽이니 비춰준다고 할때 마음껏 비타민D 를 빨아들여야 할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내가 마신 음료수는 독일의 국민 음료라고 할 수 있는 프리츠 콜라 (Fritz cola) 이다.  독일의 카페에서 콜라 스프라이트 환타 구경하기 힘들다. 전부 프리츠 콜라 아니면 클럽 마떼 (Club mate), 보스톡 (Wostok)  같은 음료들을 판다. 프리츠 콜라는 내가 일하는 식당에서도 취급하는 음료이다.  대략 4년전쯤에 병에 그려진것과 정말 비슷한 남자 두명이 판촉을 위해 식당에 들렀다.  콜라처럼 카페인이 있지만 카라멜 시럽같은 인공 원료 대신에 각종 과일로 맛을낸 차별화된 청량음료인데 그 맛의 수가 다양해서 어떤 맛을 식당에 들여놓을지 고민했던적이 있다.  커피맛 콜라, 오렌지맛, 멜론맛, 체리맛, 사과맛이 우리 식당에 있고 내가 이번에 베를린에서 맛본것들은 루버브, 블랙커런트 같은것들이 첨가된 것들로 다양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이 프리츠 콜라 담당직원이랑 메일을 몇차례 주고 받았는데 역시나 그도 이 음료를 독일의 내셔널 드링크라고 표현했다. 프리츠 콜라는 독일의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서 물어보니 아직까지 빌니우스에서는 상점에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맛본 프리츠 콜라들에 대해 이야기하니 자기들도 모든 종류의 맛을 구비하고 있으니 식당에 다른 맛을 시도해보라는 권유도 받았다. 어쨌든 독일의 거리거리 이 음료수 병을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 정말 많다.  이 음료수는 함부르크 출신 남자 두명이 개발해낸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음료수 병속의 남자 둘처럼 베를린의 카페에도 식당에도 남자둘이 커피를 마시거나 다정하게 식사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이 꼭 연인들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오손도손 수다를 떠는 여자들의 모습보다는 친근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남자들을 마주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던것 같다. 베를린의 힙스러움을 증폭시키는 요소중 하나일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