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화는 짝이나 마녀사냥 같은 프로그램에서 장거리 연애를 걱정하며 도시락 선택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그린라이트를 꺼야할지 켜둬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애 지침서가 될 수 있을까. 장거리 연애는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할짓이 못되지 혹은 장거리 연애를 하다보면 미치게 될거야. 우리처럼 서로에게 미쳐버린 전적이 있는 사람들도 장거리 연애에는 지치게 된다고. 당신들 서로에게 완벽하게 미쳐있소? 뭐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문제의 본질이 장거리 연애에 있는것은 아니다. 갈등과 미움을 야기하는 많고 많은 변명들중 하나일뿐. 물리적 거리가 연애의 걸림돌이 될 수는 있지만 갈등과 이별의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는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유학생활을 접고 런던으로 돌아가야하는 영국인 안나. 그리고 미국인 제이콥. 함께 수업을 듣고 알고 지낸 사이는 그리 짧아보이지 않지만 이들은 왠일인지 떠날때가 되어서야 안나의 고백으로 연인이 된다. 로스앤젤레스와 런던. 가깝지 않은 거리. 그리움에 힘들어하는 그들을 정말 충분히 이해한다. 멀리 있는 누군가를 생각할때 엄습하는 특유의 공포가 있다. 너무 멀리 있어서 마치 없는것처럼 느껴질때의 공포감말이다. 이제 막 사랑에 빠진 달콤함에 눈 먼 이들. 안나는 만기된 학생 비자를 지닌채 제이콥과 여름을 보내고 그녀가 아무 생각없이 불법 체류자로서 머문 그 짧고도 행복했던 순간은 계속 그 둘의 만남의 장애물이 된다.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해 런던으로 되돌아가야하거나 결혼을 하고서도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것. 자신들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비자문제 따위로 생각지도 못한 감정적 소모를 겪는 이들. 언어적 장벽도 없고 어딜가서도 일할 수 있는 커리어를 지녔지만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결단력이 필요한 사랑을 하기에 아직 너무 어렸던걸까. 어쨌거나 이들의 결합은 너무 불안하다. 결국 누가 얼마나 더 희생했느냐로부터의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거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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